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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농업으로 똘똘 뭉친 `14인의 외인구단` - 매일경제 -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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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에서 개최된 `제2회 세계농업AI대회`에서 3위를 기록한 디지로그 팀 주요 멤버들이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왼쪽 다섯째), 민승규 한경대 석좌교수(왼쪽 여섯째)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 = 디지로그팀]
사진설명네덜란드에서 개최된 `제2회 세계농업AI대회`에서 3위를 기록한 디지로그 팀 주요 멤버들이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왼쪽 다섯째), 민승규 한경대 석좌교수(왼쪽 여섯째)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 = 디지로그팀]
지난주 한국 농업계에 쾌거가 있었다. 우리나라가 네덜란드에서 열린 `제2회 세계농업AI대회`에서 3위를 차지한 것. 지난해 9월 예선을 거쳐 지난해 말부터 이달 초까지 6개월간 본선을 치르는 대장정이었다. 본선은 누가 더 방울토마토를 잘 기르는가였다.

우리나라에선 민승규 한경대 석좌교수를 단장으로 하는 `디지로그 팀`이 참가했다.

디지로그 팀이 세계 3강에 오른 건 두 가지 측면에서 대단한 성과로 평가된다. 하나는 한국은 선진 농업국과 비교하면 인공지능(AI) 농업 불모지나 다름없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다른 참가 팀 대부분이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이나 정부 산하기관인 반면 디지로그 팀은 자발적으로 구성된 민간 팀이라는 사실이다. 항공료와 숙박비, 식비 등 대회 참가 비용도 갹출해 마련할 정도였다.

세계농업AI대회 참가를 생각한 건 민 교수가 우연히 제1회 대회 결과를 듣고 나서였다. 1회 대회는 3개월간 오이를 재배하는 콘테스트였는데, 당시 우승 팀이 네덜란드 오이 재배 명장보다 더 많은 수확을 거뒀다. 민 교수는 팀 주역인 데이비드 카친 씨에게 "AI는 사람이라면 하지 않았을 선택을 했다. 어쩌면 우리가 알고 있는 기존 재배 방법들이 최선의 선택이 아닐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

디지로그 팀이 네덜란드 현지 유리온실 내에서 AI를 활용해 원격으로 재배한 방울토마토.
사진설명디지로그 팀이 네덜란드 현지 유리온실 내에서 AI를 활용해 원격으로 재배한 방울토마토.
방울토마토로 경쟁하는 2회 대회 공고 직후 민 교수는 큰 고민에 빠졌다. 국내 몇몇 농업 전문기관에 문의했지만 AI 전문가를 찾는 것이 너무나 어려웠기 때문이다. 고민 끝에 민 교수는 관련 전문가들을 알음알음 모으는 방식을 택했다. 다행히 네덜란드 바헤닝언대에서 방문연구원으로 있던 시절에 만난 서현권 바헤닝언대 박사가 민 교수 제안에 뜻을 같이했다. 동아대 교수로 에이넷테크놀로지 대표를 겸하고 있는 서 박사는 AI로봇 전문가로 디지로그 팀장도 맡았다. 이후로는 민 교수와 서 박사가 함께 주변 사람들에게 추천을 받아가며 계속 사람을 모았다. 전문가라고 소개를 받으면 무조건 찾아가 설득하는 식이었다. AI 전략 분야의 전문가를 찾는 게 가장 힘들었다. 그렇게 해서 외인구단 14명이 구성됐다. 팀 구성에만 2개월 넘는 시간이 걸렸다. 모두가 각 분야의 실력자들이다. 이들은 지난해 예선에 참가하기에 앞서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을 찾았다. 민 교수가 젊은 사람들로 구성된 팀에 영감을 불어넣기 위해 이 전 장관에게 특별히 부탁해 마련된 자리였다. 이 전 장관은 몸이 불편한 가운데서도 무려 3시간 동안 AI 농업에 대한 중요성을 설파하며 팀을 격려했다. `디지털(AI)`과 `아날로그(농업)`를 합성한 `디지로그`라는 팀명도 이 때 이 전 장관이 지어준 것이다.

6개월간의 본선 재배 기간 중 말 못할 사연도 많았다. 초기에 주최 측에서 디지로그 팀 온실의 전기코드를 뽑아버린 일이 있었다. 한국 팀이 규정보다 많은 전력을 사용하고 있어 문제라는 지적이었다. 알고 보니 숫자를 잘못 확인한 현지 관리자의 실수였다. 서 박사는 당시 격앙돼 민 교수에게 "이럴 바엔 전부 철수시키자"고 펄쩍 뛰었다고 한다. 결국 주최 측에서 실수를 인정해 원상복귀가 되긴 했지만 아찔한 순간이었다. 비가 와서 온실에 물이 차 혼비백산한 적도 있었다. AI를 활용한 재배 전략 수립을 맡았던 최대근 파미너스 대표는 "토마토를 처음 심고 나서는 하루 6시간 이상 PC 앞에 앉아 작물을 모니터링할 수밖에 없었다"며 "새벽에 자다 깨서 온실 온도를 조절해야 했던 기억도 많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 최대 성과는 사실 순위가 아니라 모두가 농업의 소중함을 다시 깨달은 것이었다.

한 팀원은 "네덜란드 농가에서 항상 말하는 `그린 핑거(green finger)`라는 단어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느끼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그린 핑거는 농부의 손은 식물을 많이 만져 항상 초록색이라는 뜻이다. 또 다른 팀원은 "앞으로도 농업을 생각하면 가슴이 뛰는 사람, 농업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털어놨다. 민 교수는 "모두가 각자 일이 있어 풀타임으로 시간을 낼 수 없었던 점이 아쉽지만 농업에 열정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과감하게 시도를 했고, 결과도 훌륭했기에 팀원 모두에게 큰 박수를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정혁훈 농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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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e 14, 2020 at 06:50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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