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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농업에 올인한 귀농부부 "이제는 농업의 6차산업을"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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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이요? 저희 아직 성공 안했어요."

성공한 귀농인으로 추천받고 방문했다는 취재진의 이야기에 성공하려면 아직 멀었다고 손사래를 흔든다. 서이농장의 상호는 부부의 성(姓)을 하나씩 따서 지었다고 했다. 농장 입구에 다정한 부부의 캐리커쳐 간판이 한눈에 봐도 건강한 젊음이 뭍어난다.

서향(40)씨의 부모님은 13년 전 먼저 완도군 신지면 월양리에 귀농하여 밭농사를 짓고 계셨다. 둘째아이 출산을 위해 2011년 친정에 내려왔다가 그대로 눌러앉았다고 했다.

"대학에 들어가면서부터 부모님과 일찍 떨어져 객지 생활을 하다 보니 부모님 품이 너무 그리웠어요. 처음엔 둘째아이 출산하고 1년만 부모님 곁에서 살다 올라 가려했거든요. 남편이 2주에 한 번씩 대전과 완도를 오가며 2년간 생활하다가 제가 계속 완도에서 살고 싶다고 하자 남편이 직장을 정리하고 내려왔어요."

남편 이창섭(40)씨는 그렇게 8년 전 아내의 곁을 지키기 위해 함께 내려와 "펜을 쥐던 손에 삽을 쥐고 있다"며 농사일 하느라 타버린 구릿빛 얼굴에 미소를 지었다.

"전 대전에서 태어나 줄곧 대전에서만 생활했어요. 아내 따라 내려오긴 했지만 시골생활이 처음이었죠."

대학에서 건축공학과를 전공하고 건축회사에서 나름의 위치에서 일을 하고 있었지만 언젠가는 귀농하고 싶다는 꿈은 가지고 있었단다.

8년 전 내려오긴 했지만 바로 농사일을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 완도읍에 살면서 5년간 공부방과 학습지 교사를 하며 주말이면 농사일을 도왔다. 농업기술센터에서 교육도 받으며 차근차근 밑바닥을 다졌다. 그러다 본격적으로 농사일에 뛰여든 것이 3년 전이다. 연로하신 두 분이 3천 평이 넘는 밭을 일구시기엔 너무 힘들어 하셨고 수확 시기를 놓쳐서 제 값을 못 받고 헐값에 넘기시는걸 보고 속이 상했단다.

그러나 아무리 지식을 익히고 뛰어든 농사 일이었지만 책에서 배우지 못한 경험과 지혜로 농사를 지으시는 부모님이 보시기엔 성에 차지 않으셨는지 처음엔 의견 충돌도 많아 싸우기도 많이 했다고.

"농사 지으시는 분들 하루종일 땡볕에서 허리 한번 못 펴시고 오로지 노동력으로 승부를 보시려 하시잖아요? 노동력을 최소화하고 인력으로 하던 일을 기계가 일하게 하는 스마트 농사가 절실했어요."
 


서이농장은 현재 5천평 정도의 밭을 일구고 있다. 부부가 함께 하면서 밭농사가 더 커진 것이다. 그중에서 감자밭이 50%를 차지한다. 비탈진 감자밭을 경운기로 감자를 캐려 하니 힘도 들고 생산성도 떨어졌다. 부부가 일을 맡아 시작하면서 트랙터로 감자를 캐키 시작하면서 이틀치 일이 하루에 끝날 정도로 빨라졌다.

또, '농촌 청년 사업가 양성사업' 지원을 통해 서이 농장 간판과 감자 선별기도 구입하게 되고 하우스 감자도 시작할 수 있었다. 그동안 공판장에 제 값을 받지 못하던 농작물을 SNS와 직거래 장터를 통해 판로도 확보했다. 마을학교와 연계해 아이들에게 농장 체험도 제공하고 있다.

"완도엔 농업을 크게 하는 사람이 없어요. 완도군에서도 농업보다는 수산업에 치우치다보니 농업에 대한 지원이 너무 열악한 게 현실이구요."

이창섭씨는 완도귀농인연합회 회장을 2년째 맡고 있다. 완도에 귀농인이 대략 50여명 정도인데 젊은 사람보다는 퇴직하고 내려오시는 등 나이가 너무 많아 농촌 청년사업가 기준에 나이 제한이 있다 보니 대부분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단다. 게다가 군청 농축산과 귀농인 담당자가 너무 자주 바뀌다보니 정책이나, 혜택, 기술 등에 대한 교육도 미비한 것이 현실이라고 말한다.

"농업은 모든 산업의 처음이자 끝이라고 생각해요. 다른 산업이 다 사라진다 해도 농업은 절대 사라지지 않을 거예요. '농사꾼'이라는 직업이 존중받고 인정받으며 농업이야말로 하고 싶은 직업 중에 하나가 되는 날이 오도록 열심히 땀 흘리겠습니다"

이 귀농부부의 앞으로의 목표가 궁금하다.  

"1차 산업(농수산업), 2차 산업(제조업) 3차산업(관광. 서비스업)이 복합된 6차 산업으로서 서이농장을 만드는 것이 목표예요. 저처럼 귀농을 꿈꾸는 이들에게 '체험형 귀농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휴식할 수 있는 예쁜 정원도 꾸미고 싶어요."

농정의 기초는 사람이다. 젊은 농업인의 유입은 인력난 해소와 함께 열린 사고로 농업에 접근함으로써 새로운 기술 습득에 반감이 적다. 수산업에 치우쳐진 완도에 농업도 희망이 있음을 청년농부를 길러내고 응원하는 노력도 함께 하면 얼마나 좋을까.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완도신문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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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ptember 08, 2020 at 11:41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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