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보험 '돌풍' 이끄는 김정호 "케이타와 호흡은 10점 만점에 8점"[인터뷰] - 스포츠한국

김정호 ⓒKOVO

[스포츠한국 노진주 기자] 지난 시즌 저조한 성적에 그쳤던 KB손해보험이 올 시즌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상위권에 위치하며 봄 배구를 노래하고 있다. ‘상상 그 이상’의 활약을 펼치는 19세 노우모리 케이타(라이트)와 공수 모두를 책임지는 김정호(레프트)가 팀 ‘레벨 업’ 중심에 서 있다. 특히 김정호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살림꾼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김정호는 25일 스포츠한국과의 전화인터뷰에서 “올 시즌 과감해졌다. 심리적으로 흔들리는 것도 많이 나아졌다. 감독님의 ‘즐기는 배구’ 철학이 나에게 스며든 것 같다”며 앞장서서 팀을 이끄는 비결을 전했다.

지난 22일 한국전력과의 홈경기에서 김정호는 서브에이스 5개를 포함해 18득점으로 올리며 팀을 셧아웃 승리로 이끌었다. 3연패 탈출은 덤이었다. 케이타도 22득점으로 맹위를 떨쳤지만, ‘김정호가 터져야 승리가 완성된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김정호도 내심 만족스러운 경기였다고 전했다. 그는 “팀 연패를 끊어야 한다는 부담과 불안한 마음이 있었지만, 이를 떨쳐내고 '과감하게 하자'는 마음가짐이 플러스 요인이 됐다. 서브를 강하게 가져간 것도 주효했다고 본다. 리시브도 좋았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김정호는 다소 기복이 있는 편이다. 한 경기 만에 공격 성공률이 20% 넘게 차이가 나기도 한다. 77%를 찍을 때도, 44%로 내려앉을 때도 있다. 김정호는 “심리적인 영향을 많이 받는다. 안 풀리는 날에는 원래대로 과감하게 못해서 멘털적으로 흔들릴 때가 많다. 그렇게 되면 원래 하던 스윙이나 리시브가 제대로 들어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요즘에는 많이 나아졌다. 최근 4경기에서 공력 성공률이 모두 50%를 넘어갔다. 김정호는 “정신적인 부분을 감독님이 많이 케어 해주신다. ‘편하게, 그리고 즐기면서 배구하라’고 강조하신다. 그래서 눈치 보지 않고 플레이 할 수 있게 됐다. 경기에서 맞아떨어지면서 더 자신감이 붙었다”고 했다.

김정호(왼쪽)와 케이타(가운데) ⓒKOVO

김정호와 케이타는 손해보험의 ‘원투펀치’다. 케이타는 득점 1위(24일 기준 611점)를 달릴 만큼 매서운 손끝을 자랑하고 있다. 케이타가 흔들리면 김정호가 나서고, 김정호가 주춤하면 케이타가 해결사로 나선다. 서로 공생관계다. 물론 동시에 날아오르기도 한다. 김정호는 “케이타와의 호흡은 10점 만점에 8점”이라면서 “지금도 너무 좋지만, 앞으로 남아있는 시즌이 더 기대되기 때문에 2점은 비워뒀다”고 웃으며 말했다.

김정호는 케이타를 보면서 자극을 받기도 한다. 그는 “사실 영상만 보고 케이타를 뽑아서 ‘도박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했다”면서 “같이 훈련하고 경기해보니 정말 배울 게 많은 친구란 걸 알았다. 경기가 안 풀리거나, 힘들 때도 케이타는 ‘내가 해결할 테니 공을 올려 달라’고 한다.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감을 가지고 있는 친구다. 이 점을 배우고 싶다”고 설명했다.

케이타와 함께 공격의 한 축을 담당하는 김정호는 리시브에도 큰 비중을 둔다. 그는 “개인적으로 리시브가 참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냉정히 말해 다른 선수들이 공격을 더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저는 비교적 키가 작기에 공격과 리시브를 함께 가져간다면 지금보다 더 팀에 보탬이 될 수 있다고 본다”며 그 이유를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김정호는 남은 시즌 다짐을 전했다. “팀 성적이 상위권인데 그보다 중요한 것은 매 경기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결과는 따라오지 않을까”라고 말한 김정호는 “욕심을 내보자면 이번에는 꼭 봄 배구에 나가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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