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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보다 많은 볼넷, 김광현의 과제 '직구 컨트롤' - 뉴스1

샌디에이고전에서 김광현의 직구 스트라이크 비율은 40%에 그쳤다. © AFP=뉴스1

메이저리그(MLB) 14경기 만에 첫 패전을 기록한 김광현(33·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은 후련해 보였다. 그는 "300승 투수도 150패를 한다. 그동안 너무 이기기만 했는데 솔직히 너무 늦게 첫 패를 기록했다"며 자신을 눌러왔던 부담감을 털어냈다. 하지만 당찬 포부대로 앞으로 이길 날이 더 많으려면, '직구 컨트롤 개선' 과제를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

김광현은 17일(한국시간) 열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에서 3⅓이닝 2피안타 3볼넷 3탈삼진 4실점(1자책)으로 부진, 세인트루이스의 3-5 패배를 막지 못했다. 패전투수는 김광현으로 기록됐는데 지난해 메이저리그 진출 후 첫 패전이었다.

3회까지 빼어난 투구를 펼쳤던 김광현은 4회 들어 급격히 흔들렸다. 마이크 실트 감독은 "(갑작스러운 김광현의 부진 원인은) 나도 잘 모르겠다. 갑자기 공이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부진 원인은 김광현의 입을 통해 알 수 있었다. 3루수 놀란 아레나도의 송구 실책으로 출루한 매니 마차도가 제이크 크로넨워스의 내야 땅볼 때 2루수 토미 에드먼과 충돌하고도 주루 방해가 선언되지 않은 여파가 컸다.

김광현은 이 두 가지 부분에 대해 진한 아쉬움을 표했다. 또한 스트라이크로 생각한 공이 볼로 판정되자, 집중하지 못했다. 결국 심리적으로 흔들렸고, 근본적인 문제는 '타인'이 아닌 '자신'에게 있었다.

운이 따르지 않았다고 해도 김광현은 평정심을 유지하지 못했다. 이후 4타자를 상대로 스트라이크보다 볼이 많으면서 볼넷을 3개나 허용했다. 김광현은 "한 이닝에 볼넷을 3개나 준 데다 연속 밀어내기 볼넷이었다. 내가 감독이었어도 교체했을 것"이라고 자책했다.

볼넷이 많아졌다는 건 '위험신호'다. 김광현은 4월 3경기에서 13⅔이닝 동안 볼넷 1개만 기록했다. 4월 피안타율이 0.304로 높은 편임에도 볼넷을 남발하지 않아 실점(5)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

그런데 5월의 김광현은 조금 다르다. 5월 3경기에서 9⅓이닝 동안 피안타가 4개에 불과한데 볼넷을 7개나 허용했다. 지난 6일 뉴욕 메츠전에서도 볼넷 3개를 기록했고, 이는 4이닝 만에 교체된 이유 중 하나였다. 

많은 볼넷은 자연스레 투구 수를 늘리면서 경기를 늘어지게 만든다. 실트 감독은 김광현이 볼카운트 싸움을 유리하게 끌고 가지 못하는 부분을 지적한 바 있다.

김광현은 많은 이닝을 던져야 한다고 입버릇처럼 말했으나 올해 6경기에서 6이닝 이상을 소화한 적이 한 번도 없다. 5이닝도 책임지지 못한 것이 세 번이다. 지난해 선발 7경기에서 6이닝 이상을 3차례, 5이닝 이상을 6차례 기록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3선발'이지만 팀 내 믿음이 아주 견고한 건 아니다.

김광현은 "감독님께 믿음을 드려야 하는데 계속 투구 수가 적은 데도 교체되고 있다. 신뢰를 주지 못한 건 내 탓"이라며 "앞으로 더 많은 이닝을 던지려고 노력하겠다. 그렇기 위해선 적은 투구 수로 이닝을 마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효율적인 투구를 위해서는 직구 제구부터 향상시켜야 한다. 주심의 좁은 스트라이크존에 적응하지 못한 부분도 있는데 김광현은 샌디에이고전에서 직구 스트라이크 비율이 40%에 그쳤다. 직구 35개 중 21개가 볼이었다.  

4회만 말썽이었던 것도 아니다. 1회 50%, 2회 16.7%, 3회 50%, 4회 36.4%로 매 이닝 직구 컨트롤이 안 됐다. 이 때문에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 등 다른 구종의 위력까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김광현은 "최근 볼넷이 많아지고 있다. 밸런스를 조정해 직구 컨트롤을 개선해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rok195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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