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

[농업은 과학]⑦심해지는 농작물 바이러스성 질병...진단키트로 피해 5천억 줄여 - 조선비즈

simulasitech.blogspot.com
입력 2020.07.16 12:17 | 수정 2020.07.16 13:14

농가 현장서 2분 이내 원예작물 바이러스 감염 여부 확인 가능
#1
경남 함안에서 비닐하우스 13동으로 원예작물을 키우는 정순남(가명)는 올 봄 수박 묘 생육이 불량하고 새잎이 잘 나지 않아 걱정이 컸다. 바이러스 감염이 의심됐다. 묘를 뽑아내고 다시 정식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예년보다 늦게 묘를 심었던 터라 시간이 촉박했다. 정씨는 함안군 농업기술센터에 의뢰해 먼저 바이러스에 걸린 것이 맞는지 확인하기로 했다. 현장을 방문한 농촌지도사는 바이러스 진단키트로 불과 5분이 안돼 ‘바이러스 감염 음성’ 판정을 내렸다. 대신 "냉해와 과도한 생장억제제 때문에 수박 묘의 활착이 지연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정씨는 지도사의 권고대로 묘를 다시 심는 대신 냉해 및 약해에 효과적인 약제를 뿌렸고 1주일쯤 지나자 수박묘는 정상적으로 자라기 시작했다. 정씨는 "수박 묘목을 뽑아내고 다시 심었다면 순수 묘비용만 350만원의 추가로 발생하고, 수확 지연으로 다음 작물 재배도 늦어져 손해가 클 뻔했다"고 했다.
#2
충남 서천에서 대규모로 고추농사를 짓는 김춘기(가명) 씨는 지난해 밭 한 쪽 고추 잎들에서 얼룩 증상이 나타나자 바로 농업기술센터에 바이러스에 감염됐는지 확인을 요청했다. 현장에 나온 농촌지도사는 잎 일부를 채취해 바이러스 진단키트로 확인했고, ‘토마토반점위조바이러스’에 감염됐다고 판정했다. 김씨는 지도사의 권고에 따라 감염된 고추 포기를 뽑아 버리고 매개충 방제약을 뿌려 경제적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 김씨는 "그 해 고추가격 상승도 한 몫 했지만 제대로 초기 방제를 한 덕에 수입이 전년보다 80% 이상 증가했다"고 했다.
원예작물 바이러스병 증상. /농진청 제공
지구 온난화와 국제 농산물 교역량 증가 영향으로 각종 농작물 병해충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과거에는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병해충이 발생하는 것은 물론이고, 기존 발생하던 바이러스성 병해 발생도 심해지고 있다.

현재 한국에서 농작물에 피해를 야기하는 바이러스는 약 150여종으로 주로 식물체에 얼룩 증상이나 마르거나 시들게 하는 등 이상증상을 일으켜 품질과 수량을 크게 떨어뜨린다.

하지만 아직 바이러스병의 치료 약제가 개발되지 않아 바이러스병을 조기에 진단해 건강한 식물체로 전염되는 것을 막는 것이 최선의 방제 대책이다.

문제는 농부들이 주로 경험에 의존해 새로운 병해가 발생해도 어떤 병해가 발생했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특히 바이러스성 병의 경우 병원균을 눈으로 확인할 수 없어 제대로 된 진단과 처방을 할 수 없는 것도 문제다.

원예작물 병해충 발생 여부를 바로 판단할 수 있는 기술이 도입되면서 농가 소득 향상에 크게 기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촌진흥청(이하 농진청)은 2007년부터 올해까지 ‘원예작물 바이러스 진단키트(이하 진단키트)’ 15종을 독자 개발해 연평균 400억원 이상의 농가 피해를 줄였다고 16일 밝혔다. 진단 키트 보급을 통해 바이러스병 확산을 막아 12년 동안 5000억원 이상 농가 피해를 예방한 셈이다. 국산 진단키트 개발로 그동안 얻은 수입대체 효과도 17억원에 달한다.

농진청은 바이러스병을 증상이 비슷한 생리장해 등으로 잘못 판단해 무분별하게 뿌려지는 비료나 약제 오남용에 의한 농업생태계 오염을 막는 데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휴대용 진단키트의 가장 큰 장점은 농가 현장에서 2분 이내에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빠른 시간안에 진단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활용 농작물도 수박·오이·멜론·고추·토마토 등 채소작물 10품목으로 다양하다.

농진청이 2007년부터 현재까지 개발한 바이러스 진단키트는 총 15종이다. 농진청은 그동안 13만4303점의 진단키트를 지방농촌진흥기관에 무상으로 보급했다. 바이러스병해 발생이 의심스러운 농가는 가까운 시‧군 농업기술센터에 문의하면 바로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농작물 바이러스질병 진단키트./ 농진청 제공
농진청은 올해 기존 존 막대종이처럼 생긴 스트립형 진단키트의 보존성 등의 문제점을 개선해 임신진단키트처럼 생긴 카세트형 제품을 만들었다. 이를 통해 바이러스 진단 감도를 높이고, 유효기간도 6개월에서 1년으로 늘렸다.

사용 방법도 간단하다. 채소작물의 잎을 따서 으깬 후 그 즙을 진단키트에 떨어뜨리면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이를 위해 미세한 나노 크기의 금 입자(직경 40nm)에 부착한 바이러스 특이적 항체가 바이러스와 결합반응하는 원리를 적용했다.

김지강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원예작물부장은 "최근 오이녹반모자이크바이러스, 수박모자이크바이러스 등 박과작물 바이러스 2종을 동시에 진단할 수 있는 진단키트도 개발해 일선 현장에 보급했다"며 "앞으로는 작물별로 여러 종의 바이러스를 동시에 진단할 수 있는 진단키트를 중점적으로 개발해 농업 현장에 적극적으로 보급하겠다"고 말했다.

Let's block ads! (Why?)




July 16, 2020 at 10:17AM
https://ift.tt/2CfRv10

[농업은 과학]⑦심해지는 농작물 바이러스성 질병...진단키트로 피해 5천억 줄여 - 조선비즈

https://ift.tt/2XM5B2a


Bagikan Berita Ini

0 Response to "[농업은 과학]⑦심해지는 농작물 바이러스성 질병...진단키트로 피해 5천억 줄여 - 조선비즈"

Post a Comment

Powered by Blogg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