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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은 과학](16)어떤 성분 들어있길래...종자보다 몸에 더 좋은 새싹 -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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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10.07 10:11

귀리, 보리, 밀, 땅콩 등 몸에 좋은 새싹 관심 커져
종자일 때 없는 미량이거나 없는 몸에 이로운 성분 많이 생겨

1980년대 ‘비닐하우스’ 온실이 도입되기 이전 한겨울 채소를 먹는 일은 사실상 불가능했다. 비닐하우스가 보급된 이후에도 한동안 한겨울 채소는 부잣집 집에서나 볼 수 있는 귀한 식재료였다. 한겨울 일반 서민 가정에서는 먹을 수 있는 신선한 채소는 가을에 땅에 묻어둔 무와 배추가 전부였다.

콩나물.
가을에 저장한 무와 배추가 떨어질 때쯤이면 어머니들은 방 한켠 시루에 삼베를 깔고 불린 콩에 물을 줘 콩나물을 키웠다. 4~5일쯤 지나면 먹을 수 있을 크기로 자란 콩나물을 무치거나 국으로 끓여 밥상에 올렸다. 가끔은 콩나물을 넣은 콩나물밥을 할 때도 있었다. 특히 집안 어른이 약주라도 드신 다음날이면 해장국으로 빠지지 않았다.

당시에는 나이가 어려 술마시고 해장할 일은 없었지만 매운 고추가루를 살짝 풀어 끓인 콩나물 국은 매콤하면서도 맛있었다. 어른들은 콩나물 국을 먹을 때마다 ‘어이 시원하다’라는 표현을 반복했다. 뿌리채소로 이용한 콩나물 뿌리에 아스파라긴산이 풍부해 간해독에 좋다는 것은 어른이 된 뒤에야 알았다.

최근에는 콩나물 뿐만 아니라 다양한 종자를 새싹으로 이용한다. 종자가 전분을 에너지로 이용해 싹을 틔울 때 병해충 등 환경적인 스트레스를 이겨내기 위해 만들어 내는 성분이 사람의 몸에 이롭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확인된 덕분이다.

싹을 틔워 이용하는 대표적인 종자로 귀리·보리·밀·땅콩 등을 들 수 있다. 이들 새싹은 그 효능이 우수해 산업체에 서 녹즙·분말 등 가공품 개발과 사업화가 진행되고 있다.

보리를 발아시킨 새싹보리는 섬유질이 풍부하다. 10g당 3g쯤 된다. 또 면역 기능·세포 성장·시력 등에 영향을 미치는 비타민 A를 다량 함유하고 있다. 피부 건강·상처 치유·구강 건강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비타민 C와 혈액 응고·뼈 형성·심장 건강 등에 필요한 비타민 K도 풍부하다.

보리새싹. /농진청 제공
새싹보리에는 산화 스트레스를 줄이고 만성 질환으로부터 신체를 보호해 주는 폴리페놀과 플라보노이드 등 항산화제가 풍부하다. 새싹보리에 들어 있는 불용성 섬유질은 인슐린 민감도 향상을 통한 혈당 조절에 도움을 주며, 나쁜(LDL) 콜레스테롤 및 혈압을 저하하고 심장 건강을 증진하는 데도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있다. 칼로리는 낮지만, 섬유질이 많아 다이어트에도 좋다.

다만, 와파린과 같은 혈액 희석제를 복용하고 있거나 신장병, 셀리악병 환자 등은 새싹보리의 비타민K나 칼륨 등이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섭취할 때 주의가 필요하다.

땅콩새싹에는 골다공증 개선 및 예방에 효과가 있는 소야사포닌(Soyasaponin)이 풍부하다. 소야사포닌은 땅콩종자에는 극미량 존재하지만, 새싹으로 재배하는 과정에서 종자일 때보다 30배 이상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땅콩새싹. /농진청 제공
국립식량과학원에 따르면 새싹땅콩 추출물의 골다공증 개선 효능을 동물세포실험으로 검정한 결과 뼈 파괴는 약 3.5배 억제하고, 뼈 형성은 약 6.1배 촉진하는 이중 효능을 보였다.

새싹귀리는 칼슘과 아미노산·비타민B·식이섬유를 다량 함유하고 있다. 수용성 식이섬유인 베타글루칸은 인체 내 면역기능을 향상시키고 암세포가 자라는 것을 억제한다. 베타글루칸이혈당강하 및 혈중 콜레스테롤 감소 효과가 있고, 지질대사를 개선해 체지방 형성과 축적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는 학계보고도 있다. 하루에 베타글루칸을 3g만 섭취해도 체내 콜레스테롤 수치를 최대 23% 줄인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귀리 새싹은 칼륨과 같은 미네랄이 많이 함유돼 있는 청포도와 함께 섭취하면 지방의 흡수를 줄이고 체내 과잉 나트륨과 지방의 배출도 돕는다.

밀싹에는 항산화 및 생리활성에 좋은 이소오리엔틴과 플라본배당체 등의 폴리페놀류가 많이 들어 있다. 말린 밀싹 100g에는 이소오리엔틴과 플라본배당체 등의 폴리페놀류 최대 약 1360mg 들어 있고, 운동력 및 지구력 증진 효능이 있는 폴리코사놀 일종의 옥타코사놀은 약 450mg 함유된 것으로 확인됐다.

밀싹은 간 기능 개선 효능도 우수하다. 국립식량과학원이 진행한 ‘비알코올성 간 기능 개선 효능 평가’ 실험을 진행한 결과 밀싹 추출물을 처리한 실험군은 대조군에 비해 간세포 생존력과 간세포 내 항산화 성분인 항산화 성분(글루타치온)은 50% 이상 증가하고, 활성산소인 ROS가 40% 이상 감소했다. 밀싹의 경우 세포독성이 없어 다양한 활용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밀새싹. /농진청 제공
서우덕 국립식량과학원 연구관은 "밀싹의 기능성 물질 함량은 시설재배 할 경우 싹이 나고 9∼12일이 지난 뒤 가장 높고, 노지재배 시에는 심은 뒤 20일 전후로 싹 길이가 15∼20cm일 때 기능성 물질 함량이 가장 높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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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tober 07, 2020 at 08:11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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